2007년 12월 4일 화요일

주택기금 대출중단… 서민들 날벼락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ec&sid1=101&sid2=259&oid=008&aid=0000860339&iid=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사는 김모(36)씨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신청하러 4일 은행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이날부터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전면 중단됐다"는 은행 대출 담당자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달 대출 상담때 자격이 충분해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졌지만 은행 관계자는 "건교부 지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달말까지 잔금을 치르려면 김씨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한다. 생활이 어려워도 내집마련 꿈을 꾸며 버텨왔는데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금리 때문에 삶의 희망이었던 내집이 짐이 될까봐 김씨는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이 갑자기 중단돼 자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대출은 이날 전면 중단됐지만 지난달 대출 신청자들도 제때 돈을 빌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

이 대출은 연소득 2000만원 이하 무주택세대주에게 저금리로 지원하는 자금인 만큼 시중은행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주택 구입에 차질을 빚는 수요자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겨울방학 이사철을 맞아 중소형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시점이어서 잔금 지연, 계약 파기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금리가 계속 올라 '이자폭탄'이라는 말이 나오는 마당에 한푼이 아쉬운 서민들이 덥석 시중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란 쉽지 않다"면서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만 믿고 집을 샀던 수요자 상당수가 자금조달 계획이 무너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 없는 서민들 충격 클 듯=
정부의 갑작스런 대출 중단 결정에 서민들의 충격이 클 전망이다. 특히 최근 주택 계약을 마치고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신청을 앞두고 있는 수요자들은 더 그렇다.

김씨는 "미리 알았더라면 주택 구입 시기를 앞당겨서라도 지난달 대출을 신청했을 것"이라며 "돈 없고, 힘 없는 서민 대상 기금이니 대충 운영하고 사전 예고도 없이 중단해도 되냐"고 한탄했다.

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은 한달에 몇만원이라도 아끼려고 고정금리인 주택기금 대출을 선택한다"며 "건교부 바람대로 내년초 대출을 재개하더라도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서민들에겐 큰 타격"이라고 설명했다.

◇대출 중단 이미 예견…정부 안일한 대응이 문제=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기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미 지난 9월말부터 제기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계획된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지원 자금은 1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지원액인 3조709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건교부는 서민대출자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운용 자금을 1조7000억원에서 2조400억원으로 20%로 늘렸다. 하지만 건교부의 단기 처방은 급증하는 대출 수요를 당해내지 못했고 결국 대출 전면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자금이 부족하면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을 바꿔 자금 지원을 늘리겠다"던 건교부의 호언장담은 국회 심의를 거치지 못해 '가짜 약속'이 됐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난해 서민용 주택기금이 남아 올해 기금을 적게 배정한데다 예년보다 대출 수요가 늘어 기금이 고갈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금 부족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손을 썼다면 대출 중단 사태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성대학교 이용만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확실한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서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생겨선 안된다"며 "정부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두번 다시 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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