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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 레스터 브라운의 Plan B 3.0

며칠전에 TV를 보다가 '레스터 브라운의 Plan B 3.0' 이라는 신간도서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재단이란 곳에서 최열 이란 분이 나오셨고, 경제학자도 한분 나오시고 기타 등등으로 해서 4명 정도가 Plan B 3.0 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었는데요, 그 토론 내용이 정말로 가슴에 와 닿는 것들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시청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책을 주문해서 월요일부터 읽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만,  이 책의 내용은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광우병 또는 Factory Farm 등을 비롯해 '죽음의 향연' 이나 '육식의 종말', '죽음의 밥상', '맛있는 햄버거의 무서운 이야기' 등을 읽었을때 느꼈던 충격만큼이나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느낌상 책 이름이 Plan B  3.0 이니 1.0 과 2.0 도 있을거라 짐작을 할 수가 있을텐데 실제로 이번에 출간된 Plan B 3.0 은 2006년에 출간된 Plan B 2.0 이후 2년만의 신간입니다.



플랜 B 3.0 - 10점
레스터 브라운 지음, 황의방 옮김/도요새


Plan B 2.0 의 원서의 제목이 "Rescuing a Planet Under Stress And a Civilization in Trouble" 이었는데, 이번 Plan B 3.0의 제목은 "Mobilizing to Save Civilization" 입니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문명을 구하기 위해 결집하자' 정도가 되겠습니다만, 아무튼 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인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를 넘기 전에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80%까지 줄여서 환경을 안정시키고, 그로 인한 인류의  멸종과 문명의 종말을 막자, 그것도 먼 미래가 아닌 12년 후인 2020년까지"


<<NASA의 Climate Time Machine에서 살펴본 1979년 대비 2007년의 극지방 해빙 상황, 어쩌면 2020년도 너무 늦을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티핑 포인트 라는 것은, 뭔가 균형을 이루거나 잘 버텨내던 어떤 현상이나 증상이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급격히 한쪽으로 쏠리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용어입니다. 이를테면 유리에 뭔가 무거운 물체를 올렸을 때 유리가 잘 버티다가 갑자기 쩍 하고 금이 가면서 깨지는 무게, 혹은 인터넷 포탈간의 경쟁에서 특정 포탈에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비슷하던 점유율을 크게 벌리게 되는 사건이나 시점, 나무젓가락에 힘을 주면 나무젓가락이 버티다가 갑자기 짝~ 하고 갈라지는 그 시점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Plan B 3.0 은 그 앞부분에서 문명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 한 예로써 악화되어 가는 식량과 석유 사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조 배럴의 석유가 지구상에 있는 걸로 확인이 되었는데 이미 1조 배럴 정도를 사용했고 절반 정도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줄기차게 썼는데도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으니 앞으로 몇십년간은 별 걱정 없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현실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주요 유전들은 이미 증산의 여력이 없는 상태이고,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도 그러한 곳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석유는 생산하기가 쉽고 안전한 위치에 있는 것들을 사용해 왔기에, 앞으로 남은 석유들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저~깊은 바다 속에 있거나 정치적 상황 또는 여러곳에 조금씩 분산되어 있어 위험하거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들만 남아있다는 겁니다. 생산비가 더 들고 생산량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에서 시추를 하기 위해 드릴로 바다를 뚫어대는 이런 무식한 선박이 필요해 집니다>>


그리고 기름먹는 하마인 거대한 중국이 계속 지금처럼의 성장률보다 약간 낮은 연간 8%로 성장하면 2030년에는 1인당 소득이 미국과 비슷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의 14억 인구는 현재 전세계가 생산하는 종이의 두배를 소비하게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2030년에 미국처럼 4명중에 3대꼴로 자동차를 갖게 되면 약 11억대의 차량을 보유하게 되는데(미국은 8억 6천만대), 이렇게 되면 주차장과 도로를 위해서 현재 중국이 쌀을 재배하는 면적만큼을 도로로 덮어야 할 뿐만 아니라 11억대의 차량은 하루 9천8백만 배럴의 석유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문제는 현재 전세계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대략 8천5백만 배럴 정도이며 이 생산량은 더이상 눈에 띌 정도로 늘 가능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의 주요한 유전들은 생산량의 정점을 지났고, 앞으로 기름값은 점점 높아져만 갈 것이라는 겁니다.


중국에서의 도로와 주차장 등으로 인한 곡물 생산의 감소, 그리고 비싸져가는 기름값 때문에 곡물을 자동차 연료로 전환하고 있고, 환경이상으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감소되고,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관계로 소비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연히 곡물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 곡물을 두고 차와 사람이 경쟁을 하는 형상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이루어졌던, 소비지에서 수백킬로 떨어진 곳에서 식량을 생산해서 배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던 저렴한 자동차 연료인 석유값은 비싸져만 가고 있기 때문에 운송비 등 각종 생산 비용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Plan B 2.0 은 2년전인 2006년에 출간되었었는데, 이미 그때 세계 석유 증산 잠재력이 예측보다 훨씬 더 적다는 증거들이 있었고, 그 당시 석유값은 베럴당 50달러, 저자가 Plan B 3.0을 쓰고 있던 2007년 후반에는 베럴당 90달러, 그리고 2008년 7월 현재 국제유가는 베럴당 150달러를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브라질 등에서 곡물, 특히 옥수수로 바이오 에탄올을 만들어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몇년 전에 들었을때 '와~ 참 좋은 아이디어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TV에서도 석유값 폭등이라든지 자원관련 방송을 하면서 대체연료 개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내보낼때 꼭 나오던 이야기가 바이오 에탄올에 대한 이야기었습니다만...

이미 2년전인 2006년에 레스터 브라운은 Plan B 2.0 에서 곡물을 자동차 연료로 전환하는 에탄올 증류소를 계속 만들어 나가게 된다면 곡물값이 석유값에 맞먹을 정도로 오를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때 당시 옥수수값 대비 현재 가격은 두배이상 뛰어올랐고, 덩달아 밀과 같은 다른 곡물값도 폭등한 상태라는건 익히 알고 계실겁니다.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는 '광우병' 과는 무관하게, 얼마전에 "Factory Farm, 당신이 먹고 있는 육고기애 대한 진실" 이라는 포스팅을 하면서 UN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의 육식과 관련된 동영상을 함께 올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배출가스의 20%가 축산업에서 나오며, 축산의 부산물로 나오는 메탄가스는 자동차를 비롯한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23배나 된다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만...

'육식이 지구환경을 망친다. 채식으로 지구를 지켜내자' 라는 이 동영상도 비록 Plan B 3.0 에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문명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물부족 사태, 실패 국가들의 출현과 그로 인한 문명 쇠퇴의 조짐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고, 책의 뒤쪽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 즉 식량해결방안이나 에너지 효율 높이기, 재생에너지 사용, 그리고 실패국가를 없애고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손' 에 의해 결정된 석유의 가격은 생산 및 운반가격만을 반영할 뿐 자동차를 위해 만들어진 도로나 다리, 그리고 뿜어져 나온 이산화탄소로 인한 온난화 및 그 치유비용,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 및 치료비용 등의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가격이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정말 그 부분은 100% 공감되는,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최근 동백지구로 이사를 해서 종종 분당 수내동의 회사까지 차를 몰고 가는 오너드라이버로서 -_-;; 기름값이 더이상은 오르지 않아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사실 뭐 성남대로를 버스전용도로만 남겨두고 죄다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버린다든가 하면 얼마든지 자전거 출퇴근을 할 용의도 있습니다만...


책의 분량이 약 500쪽 정도인데 반해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어가긴 하지만, 충분히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책 내용이 그렇게 학술적이거나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진 않기 때문에 틈날때마다 읽어보기에 아주 그만이구요.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도서구입비에 쓴 돈을 연간 100만원 까지는 소득공제 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고 하니 앞으로 좀 더 많은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댓글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추천해주신 'Plan B 3.0'을 구입해서 읽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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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우울한딱따구리2008년 7월 9일 오후 9:14

    @Odlinuf - 2008/07/10 12:55
    즐거운 독서가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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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요청하신 책은 대출중입니다.
    우울한 딱따구리님의 추천 도서(응?) Plan B 3.0과 매직보이님의 추천 도서 노트의 비밀을 읽어보려고 도서관에 가려다 저번에 중도에 갔다가 허탕친 게 기억나서 책이 있나 미리 조회를 해보니, 두 권 다 없다! 공교롭게도 반납예정일이 똑같이 9월 1일인 걸 보니 한 사람이 빌려간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 ㅎㅎㅎ 누가 언제 나꿔채갈지 모르니 두 권 다 예약을 해 두었다. - 지금 공부는 안 하고 한가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시간이 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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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inu 님 링크타고 날아왔습니다^^



    사실 모두가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일에 대한 책인듯하네요.. 낼 도서관가서 한번 뒤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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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우울한딱따구리2008년 8월 27일 오후 5:20

    @Magicboy - 2008/08/27 21:00
    저도 사실 글쓰신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 이라는 책을 읽어볼까말까 생각만 하던 차였는데, 오늘 교보문고 가서 찾아봐야겠군요.



    어쩐지 블로그 이름이 낯이 익다 싶었는데 제가 RSS로 구독중인 곳의 주인이시네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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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우울한딱따구리 - 2008/08/28 09:20
    제가 가는 도서관에는 이 책이 없네요 ㅜㅜ

    그래서 일단 구매신청을 해놨습니다 ㅎㅎ..



    제 블로그를 구독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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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영어,  그리고 해외취업. 글쎄 과연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오랜만에 포스팅하는 글이 영어 관련 쓸데없는 뻘글이라 좀 그렇지만, 페이스북에 적기 시작한 글이 너무 길어져서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로 함.


미국에 2011년에 넘어왔으니까 올해로써 이제 미국생활 4년차 들어간다. 처음에 왔을때는 4년정도 여기 있으면 영어는 잘 하겠지라고 했는데 웬걸, 확실히 영어 울렁증은 없어지고 최소한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말들이 100% 실시간으로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그 수준은 내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수준은 아닌지라 한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 복잡미묘한 명사나 동사를 표현하기 위해 쉬운 단어들 몇개를 합쳐서 빙빙 둘러서 설명을 하는 그런 수준. 관심사인 부동산이라든가 게임이라든가 최신개봉 영화 뭐 이런 이야기들은 곧잘 하고 농담따먹기도 잘 하지만, 여전히 미국 문화의 베이스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당연히 깨알같은 문법 실수와 관사 생략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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