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마음이 정해졌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금요일 휴가를 내고 아내와 함께 다시 OC Animal Care를 방문했다. (아내에게는 며칠 전부터 애완동물을 보호소에서 한마리 데려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뒀던 상태 )
나는 사실 전날 봐뒀던 2년생인가 3년생인 샴 고양이 믹스 수컷 혹은 유난히 나한테 러브콜을 보냈던 검은고양이(네로?)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뜻밖에 막 2개월이 된 조그만 회색 새끼 고양이를 마음에 들어했다. 들어가자마자 자기를 보고 반겼다나 뭐라나... 그리고 고양이를 한번도 키워보거나 접해본 적이 없는 아내였기 때문에 너무 큰 녀석들을 고르면 정 주기가 쉽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아내의 의견대로 그 회색 놈을 보여달라고 자원봉사자에게 말한 다음 놀이방에서 주먹만한 크기밖에 안되는 그녀석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녀석이 지금 키우고 있는 고양이다.
첫 인상은 뭐랄까.. 그냥 고양이답게 생기고 무늬가 선명하고 막 2개월에 들어선 새끼 고양이라서 귀여웠다. 게다가 첨부터 생각했던 암컷이었고 아내가 좋아했다. 입양을 하기로 결정하고 필요한 서류에 싸인 및 입양비용 결제를 했다. 입양비용은 $130정도였는데 비용은 모두 입양에 필요한 중성화 수술 + 예방접종 비용이었다.
보호소로 들어오고 입양되는 개체수가 개가 고양이보다 압도적으로 많아서 항상 개들을 먼저 중성화 수술 하고 고양이는 항상 뒷전인 터라 평소같으면 수술 및 회복을 기다렸다 데려갈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되었는데 우리가 갔던 주말은 마침 고양이 입양이 많아져서 보호소에서 특별히 추가수술 일정을 마련했던 터라 다음날 첫 수술로 이 녀석이 잡혔고, 상태를 보고 그날 오후 늦게 또는 월요일날 데려갈 수 있을거라고 직원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집 근처 Pet Smart에 가서 고양이를 데려오는데 필요한 물품들을 이것저것 사서 준비해 놓고 소풍가방 싸놓고 들뜬 초등학생처럼 잠을 청했다.
이름은 '가을' 로 정했는데, 정확한 생일을 알 수가 없었고 뭔가 암컷다운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는데 마땅한 걸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입양을 가을에 하니까 가을이라고 지어주자라고 이야기해서 이 이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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