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애완동물에 대한 어릴적 기억

지금 생각해보면 내 어린시절에는 늘 개가 있었다. 지금처럼 평생반동물이라든지 하는 그런 개념이 있기도 전에, 말 그대로 어릴적 동네마다 있던 누렁이라든지 바둑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불리우던 그런 동물들 말이다. 남은 밥 주고 집 밖에 묶어놓고 키우는 그런 녀석들 말이다. 내가 선택한 애들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집에 개가 있는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도 우리집에 애완동물이 없어진 건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칠 무렵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였던 것 같다. 살던 집을 팔면서 키우던 녀석을 남겨두고 왔었는데 그게 너무나도 가슴 아프고 안쓰러워서 이사한 이후에도 두세번 정도 그녀석을 보러 옛날 집을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이사한 후에도 전학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계속 한 학기를 기존 학교에 다녔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그게 거의 1990년도 초였으니까 그때는 아파트에서 애완동물을 키운다든지 하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었던 때였던 것 같다. 어차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금붕어라든지 햄스터라든지 하는 녀석들을 중간에 몇번 키워본 적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그놈들에게 이름을 붙여준 적도 없었고 햄스터의 경우에는 안좋은 걸 본 기억도 있어서 이놈들이진짜 내 애완동물이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듯.  

아파트로 이사를 하기 전까지 키웠던 애완동물 중에 딱 한번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사실 고놈은 어디서 업둥이로 데려온 녀석이나 사 온 녀석이 아니라 살던 집 뒤 언덕 공터에 출몰하곤 하던 검은색의 도둑고양이였다.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제부턴가 어머닌가 할아버지가 종종 출몰하던 그 녀석을 위해 남은 생선이라든지 이런저런 음식들을 내놓을 때가 있었고, 그 녀석은 그걸 먹으러 집 근처를 점점 자주 배회하다가 가끔씩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는데 크게 해를 끼친다든가 털이 심하게 날린다든가 하는게 아니어서 맘대로 놀게 두다가 식사를 하거나 밤에 자기 전에 집 밖으로 내보내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둑고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사람을 잘 따랐던 것 같다.

사고가 난 날도 여느때와 같이 고양이를 들어다가 문 밖으로 내놨는데 그날따라 요놈이 나가기 싫었던지 후다닥 집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두세번을 밖에다가 다시 내다놔도 계속 같은 식으로 집 안에 들어오길래 마지막에는 고양이를 좀 멀리 던지다시피 내다놓고 재빨리  현관문을 닫았는데 문이 닫히다가 뭔가에 걸리는 느낌과 함께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현관문 바라보니 그 사이 그 고양이가 재빨리 들어오다가 내가 문 닫는 순간에 목이 현관문에 끼어버린 것... 차라리 세게 닫았다면 그 녀석도 고통스럽지 않게 저 세상으로 갔을텐데 목이 애매하게 부러진 상태로 거의 30분 이상을 경련과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은 딱딱하게 굳어갔다. 그날 저녁 싸늘하게 식어버린 그 녀석을 그 녀석이 놀던 집 뒷 언덕 평평한 곳에 묻어줬었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난생 처음 내 손으로 생명을 뺏게 되어버린 사건이었고, 그녀석이 힘들어하다가 죽어가는 모습을 계속 바라봐야 했었기 때문에 나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고 악몽도 몇번 꿨던 걸로 기억한다. 그게 트라우마가 되었던 건지 아니면 공부하고 취업하기 바빠서 그랬던 건지, 아무튼 분명히 마음먹고 키우려면 키울수도 있었을텐데 상경해서 결혼전까지 혼자 살던 동안에조차 나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았었다. 한두번 시도했던 적이 있었지만(분당 수내동 살때 쥬쥬시티에 몇번 갔던 기억이 남), 그때의 기억도 기억이고 특이한 품종의 녀석들이라는 이유로 5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주고 그 녀석들을 데려온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결혼한 이후에도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애완동물을 들이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는데, 고양이라는 동물에 대해서는 그때의 기억때문에 아예 고려를 하지 않았고 다른 대안인 개의 경우에는 개는 사람을 따르고 너무 혼자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으면 정신병에 걸린다든가 스트레스로 온 집안 가구며 벽지며 장판을 뜯어놓는다는 이야기를 너무나도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태가 계속 이어져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미국 본사로 트랜스퍼하게 된 이후에도 계속 애완동물 없이 지내게 되었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11년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시간대 변경 + 기타 자동차관련

현재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이 평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인가 운영되고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2011년 1월 1일부터 이게 바뀌어서 평일/주말 할 것 없이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됩니다.외우기 쉬워서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_-;; 아무튼 그렇습니다. 네네.설/추석 명절때 운행되던 버스전용차선 시간제도 새벽1시부터 7시까진가? 끝나는 시간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그 외 올해 자동차 관련된 변경사항 몇개가 있어 함께 정리합니다.1. 경차 소유자에 대한 연간10만원의 유류세 환급이 2년 연장되어 2012년까지 제공됩니다. 방법은 기존과 동일한 듯.2.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뒷자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범칙금 3만원.(자동차 전용도로라 함은 자동차만 다닐 수 있는 최고시속 90km/h 이하의 도로, 올림픽 대로/강변북로/남부순환로/양재대교/서부간선도로/분당내곡도시고속화도로 등등...)3. 날씨에 따른 제한속도 변경(이르면 7월부터 시행예정)현재 도로를 보면 비오면 20% 감속하고 눈오면 50% 감속하고 어쩌고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네... 대부분의 운전자는 이걸 지키긴 하는데 칼같이 지키는 사람은 없는 것 같고, 고속도로 100km 달리던 사람이 비오면 90km정도로 달리는 정도? 인데 이걸 경찰청에서 날씨에 따라 자동으로 제한속도가 변경되고, 표지판 숫자도 바뀌는 ‘가변제한속도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시행예정이라고 합니다.왠지 이렇게 되면, 과속단속 카메라도 자동으로 이 정보에 따라서 과속단속 기준속도를 바꿀 것 같다는 느낌인데.. 어느 지역에서 지금 현재 비나 눈, 또는 안개가 끼이는지 어떻게 정확하게 알고 그걸 단속할 수 있을지 좀 걱정이군요. 예를 들어 터널 A를 지나기 전에는 눈이 오고 있었는데 터널 A를 지나고 나니 도로상태가 아주 양호하더라.. 라는 식이 되면 터널 A전에 있던 카메라는 시속 100km기준으로 50km/h 넘으면 단속되고, 터널 …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시 준비사항(이민/장기출장/기타등등)

아래 내용은 제가 올해 3월에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사하면서 만들었던 체크리스트를 약간 손 본 겁니다. 원래는 같이 옮겨오던 직장 동료들과 만들었던 까페에 올렸던 건데 대부분 이사를 완료한 관계로 까페를 폐쇄 예정이라 정보저장/공유를 위해 가져왔습니다.

자동차 관련
* 경찰서(파출소 말고) 가서 영문으로 된 운전경력증명서. 미국 자동차 보험 가입할 때 할인혜택 있음.
* 대학/대학원 전공이 공학(Engineering) 이 들어가 있으면 대학졸업증명서 영문서류 준비.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보험 가입시 "Engineer" 가 들어간 졸업증명서면 엔지니어 그룹 힐인이 있음.
* 한국에서의 자동차보험 가입증명서(영문)(가입했던 모든 보험사로부터 )
->위 3개로 가입하면 최대 캘리포니아에서 3~4년 운전한 사람이 받는만큼의 할인혜택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함. 보험사에 따라서 한국운전경력 인정 안해주는 곳도 있음.

* 카페 및 인터넷 검색해서 캘리포니아 운전면허 필기시험 문제 출력 및 공부. 캘리포니아에서는 한글 필기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인터넷에 떠도는 문제지의 답이 틀리게 표시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게는 현지에 도착한 이후 DMV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운전자핸드북(한글버전 있음)으로 공부를 하거나 혹은 dmv.ca.gov 에서 pdf를 다운로드 받아 이론공부를 좀 하는게 좋습니다.
* 운전면허시험장 가서 국제운전면허 발급받을 것. 캘리포니아 면허 따기 전까지 항상 소지해야 하지만 사실상 이건 한국운전면허의 번역본 개념이라 항상 한국운전면허증/여권 같이 소지할 것.
* 차량 구입예정이면 미리 edmunds.com, truecar.com, kbb.com, carmax.com(중고차) 등에 들러 온라인으로 몇군데 최저 금액을 부르는 들러의 quote를 받아두고, 연락처 챙겨둘 것. down payment할 금액도 챙겨두기. 매월 판매조건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차종만 선택해 놓고 현지에 와서 딜하는게 차라리 더 …

개발자, 영어,  그리고 해외취업. 글쎄 과연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오랜만에 포스팅하는 글이 영어 관련 쓸데없는 뻘글이라 좀 그렇지만, 페이스북에 적기 시작한 글이 너무 길어져서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로 함.


미국에 2011년에 넘어왔으니까 올해로써 이제 미국생활 4년차 들어간다. 처음에 왔을때는 4년정도 여기 있으면 영어는 잘 하겠지라고 했는데 웬걸, 확실히 영어 울렁증은 없어지고 최소한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말들이 100% 실시간으로 나오긴 하지만 여전히 그 수준은 내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수준은 아닌지라 한 단어로 표현이 가능한 복잡미묘한 명사나 동사를 표현하기 위해 쉬운 단어들 몇개를 합쳐서 빙빙 둘러서 설명을 하는 그런 수준. 관심사인 부동산이라든가 게임이라든가 최신개봉 영화 뭐 이런 이야기들은 곧잘 하고 농담따먹기도 잘 하지만, 여전히 미국 문화의 베이스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당연히 깨알같은 문법 실수와 관사 생략은 기본.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부터 부쩍 한국쪽 개발 커뮤니티나 컨퍼런스에 보면 개발자와 영어를 관련시킨 발표가 많아졌다. 어떤 사람들은 본인의 해외 어학연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오픈소스 활동 경험을 공유하기도 하고.. 아무튼 기본적으로는 실력만 있으면 영어를 못해도 해외에서 개발자로 일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라는 글들도 보인다.

물론 미리 겁 집어먹고 도전을 안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겠지만, 글쎄 과연 실력만 있으면 정말 괜찮을까? 개발자로써 상위 10%정도의 실력이라 코드로 진짜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영어 관련 개발자 포럼의 글들 보면 그런 댓글들이 많이 보인다. 개발자는 코드로 말한다고. 근데 스스로 그런 수준인가 하는 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보통 개발자들이 자기는 다른 개발자보다 좀 더 특출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여기에는 나 자신도 포함되는 듯), 좋든 싫든간에 그들 중 90%는 상위 10%가 아니니까.
바다 건너 이억만리에서 인터넷으로 버그 수정하고 코드 커밋하고 이메일로 비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는 오픈소스…